퍼플렉시티 (Perplexity)와 국내외 AI 스타트업
"우리는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10개의 파란색 링크가 아닌 '답'을 준다.' 드미트리 쉬벨렌코 퍼플렉시티 (Perplexity) CBO가 인터뷰에 나와 퍼플렉시티를 한 줄로 소개했다. [1] 퍼플렉시티는 기존의 검색 엔진 절대강자였던 구글, AI기반 대화형 검색엔진 ChatGPT를 출시한 OpenAI로 이어지는 검색 엔진 족보의 차세대 기업으로 자주 언급되는 스타트업이다. 퍼플레시티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엔비디아, 소프트뱅크와 같은 유명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고, 삼성의 CVC인 삼성 넥스트,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에서도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도 '24년 1월엔 약 5억 달러, 여름엔 30억 달러, 최근 투자 논의 중인 Value는 80억 달러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퍼플렉시티에 대한 설명과 국내외 주요 AI 기업들의 사업 전망 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정리해보려 한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 출신 엔지니어들이 '22년 8월 설립한 회사로, AI 기반 검색 솔루션을 제공한다. 초반부에 퍼플렉시티의 CBO가 언급한 것처럼, 구글이 질문에 대한 대응으로 링크를 주는 것과 비교하여, 퍼플렉시티는 링크 안에 있는 내용을 정리해서 '답'을 해준다. 오픈AI의 ChatGPT도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퍼플렉시티의 잠재력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아닌, ChatGPT와 비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퍼플레시티 홈페이지 (https://www.perplexity.ai/)를 들어가면, Chatgpt (https://chatgpt.com/)와 비슷하게 생겼다. 검색 기능의 차이점을 보기 위해서 두 플랫폼에 '퍼플레시티와 chatgpt의 차이점이 뭐야?'라고 물어봤다.
한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는 Perplexity는 출처를 명확히 제시해 주고, ChatGPT는 기본적으로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다양한 출처의 글을 정리해서 답변해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Perplexity가 특정 질문에 대해서는 출처와 답을 주는데 초점이 있고, ChatGPT는 조금 더 유연하고 다양한 창작기능에 초점이 맞춰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읽어보니 Perplexity가 미묘하게 '검색은 ChatGPT보다 Perplexity가 좋아요'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 Perplexity는 최근 자료까지 반영한 답을 주고, ChatGPT는 release 되는 버전마다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최신 업데이트 글을 보면서 퀵하게 산업 스터디를 하고 싶을 때는 Perplexity를 쓰고, 계약서 특약 등 신규 조항을 만들어서 넣을 때는 ChatGPT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Perplexity에 질문을 하면 가끔 답변으로 출처에 있는 '내년' 등 상대적인 문구를 그대로 가져올 때가 있으니, 출처를 꼭 한 번 들어가서 다시 한 번 체크하는 걸 추천한다.)
출처를 명확하게 밝힌다는 것은 유저로 하여금 답변의 신뢰를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사업 관점에서는 저작권 시비에 노출되기 쉽다. 예를 들면,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너희 글 보고 쓴거 아니야'라고 우길 수 있지만, 출처를 명시적으로 제시하였을 때, 원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저작권 이슈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뉴욕포스트와 WSJ는 퍼플렉시티가 자사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였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2] 유저들이 인터넷의 링크로 들어와서 글을 읽으면서 원작자가 광고 수익 등을 얻는 구조에서도 유저가 퍼플렉시티를 사용하면 링크를 타고 들어오지 않아도 글의 내용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원작자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퍼플렉시티에서는 원작자와 수익을 share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BM을 제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근의 게시글 및 출처를 기반으로 한 답변을 준다는 퍼플렉시티의 특징도 유저에게 최신의 답변을 줄 수는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최신 글이 편향되거나 왜곡되어 있을 경우, 퍼플렉시티는 이런 오류도 빠르게 반영한 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동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알고리즘이 그렇듯 안정성과 업데이트 주기의 Trade-off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최신의 글을 노출하려는 니즈와 왜곡이 적은 글을 노출하려는 니즈 사이의 서비스 균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퍼플렉시티는 전략적 투자자 (SI)를 확보하면서 매출 상승 및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SI로 투자를 한 SKT 유저들에게 Perplexity Pro를제공하고 [3], 일본 소프트뱅크가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에도 Perplexity Pro 서비스가 제공된다. 물론 엄청난 연산량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BEP를 넘기에는 한참 멀었지만, 이미 매출 연간 수 천만 달러를 달성하는 등 매출도 성장세에 있다. 유료 버전인 Pro에서는 복잡한 질문에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이미지, 문서 같은 Source로도 질문이 가능하며, 모델 선택도 가능하다. (Pro는 월 $20에 제공이 되고 있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매출의 성장에도 긍정적이고,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알고리즘도 더 정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사로는 솔트룩스가 AI 검색 솔루션 구버를 출시한다. [4] 검색 결과에 따른 맞춤형 정보 제공과 보고서 형태로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자체 언어 모델인 '루시아'와 그래프 검색증강생성 (RAG)를 사용했다. 여러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해서 '답'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ChatGPT와 Perplexity의 기능과 유사해 보인다. 일반인을 타깃으로도 서비스를 런칭하는 두 솔루션과는 다르게 구버는 기업용 솔루션을 중점으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 보면, 공공 및 기업들의 챗봇 및 AI 솔루션 구축 사업의 연장선으로 보이지만, 구버의 차별점이 부각되는 기술력을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대부분의 국내 AI 업체들이 공공기관이나 금융권 SI 용역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는데, 공공사업은 upside가 제한되기 때문에 해외향 B2B 매출이 증가하면 투자 관점에서도 긍정적일 것 같다.
또 하나의 주요 AI 업체는 upstage로 자체 LLM 모델 솔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솔라는 허깅페이스에서도 1위를 차지할만큼 좋은 성능을 보였다. [5] 올해 초 약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upstage는 올해 1분기 기준 1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6] 산업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해외 업체들이 성능 좋은 LLM 모델을 오픈소스로 풀고 있기 때문에, 자체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매출을 급격하게 올리기 힘들지만, upstage는 자체 모델을 기반으로 주요 기업들의 상황에 맞는 Fine-Tunin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보인다. Foundation 모델에 대한 연구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국내 업체가 불리해 보인다. ChatGPT 및 LLM 업체들의 API를 따와서 서비스화하려는 노력들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모든 업체마다 AI 구축 서비스를 customize 해서 용역 서비스처럼 제공해 주면, 높은 이익률을 보기 힘들다.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더 범용적으로 customize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지만, 범용적인 모델일수록 개발이 어렵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허들을 모두 넘는 국내 스타트업이 생기길 바라본다.
최근 출판된 유발 하라리의 저서 '넥서스'는 AI의 비정상적인 발전 속도와 이를 통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책의 중간에도 언급되지만, AI의 핵심 역할을 하는 데이터 (정보)는 몰리는 곳으로 몰리는 특성이 있으며, 이런 특성 때문에 제한된 자원으로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스타트업들이 (Perplexity 제외) 기존의 해외 업체들의 아성을 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절대강자의 반열에 오른 구글도 AI를 기반으로 하는 검색 엔진 고도화 작업 중이며, 대화형 검색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OpenAI는 Enterprise 向으로 ChatGPT를 추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Meta도 최근 검색 엔진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7] 전 세계의 AI 박사급 연구 인력과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고, 허깅페이스에는 공개하지도 않은 자체 모델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해외 업체와의 경쟁은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AI 스타트업에 가장 필수적인 두 요소 데이터와 돈은 빈익빈부익부 특성을 지니며, 1등 기업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많은 국내 업체들이 AI를 개발하면서 '한국어는 우리가 더 잘해요' 또는 '한국의 특성에 맞는 솔루션'이라 제시하는데, 이 또한 데이터가 글로벌 1위 업체에 몰리면, 결국은 사라질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국내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공공/금융기관으로 수요처가 특정되기 때문에 potential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AI 기업들, LLM 구축 서비스 기업들이 난립하는 국내 시장에서 적은 파이를 가지고 싸우기보다는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술과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넘어야 할 허들이 많은데, 국가 차원에서도 이공계 인력 양성, VC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 지원,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사업화가 이루어진다면, 세계에서 인정받는 유니콘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Reference
[1] “가장 어려운 질문 물어봐라”…‘구글 맞수’ 퍼플렉시티 도발 | 중앙일보
“가장 어려운 질문 물어봐라”…‘구글 맞수’ 퍼플렉시티 도발 | 중앙일보
주력 제품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다. 하드웨어 판매로 돈을 버는 것 말고, AI 기술 개발 및 서비스의 승자는? 퍼플렉시티가 승자가 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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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뻔뻔한 표절”…WSJ·뉴욕포스트 ‘퍼플렉시티’에 소송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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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미국 AI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SKT 고객에게 생성형 AI 검색 엔진 Perplexity의 유료 버전인 Pro(약 29만 원 상당)를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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