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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O] 루미르
    투자 및 기업분석 2024. 9. 14. 12:03

      인공위성 업체 루미르가 IPO 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루미르의 총 공모주식수는 약 300만 주로, 전부 신주로 모집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 6,500원 ~ 2만 500원으로, 공모 밴드 상단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약 3,637억 원이고,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적절 Value 산정 근거 기재 등의 이유로 수요예측은 9월 26일에서 10월 4일로 연기되었고, 일반투자자 청약은 10월 10일과 11일 진행될 예정이다.

     루미르는 SAR 기반 위성시스템, 위성 영상 서비스인공위성 관련 전장품 그리고 대형 선박용 솔레노이드 제품을 개발 및 사업화하고 있다. SAR는 Synthetic  Apeture Radar의 약자로, 영상 레이더 장치인데, 레이더는 전파를 이용하여 지표면의 영상을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에 주/야에 상관없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동사는 누리호에 실어서 부탑재위성 LUMIR-T1 발사에 성공하였으며, 중형 위성의 C-Band SAR 시스템 관련 수주도 확보하였다. 중형 위성 관련 제품 이외에도 초소형 SAR 위성 LumirX를 개발 중이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위성 관련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점과 SAR 기반의 고해상도 영상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은 동사의 강점으로 보인다.

     매출 비중은 위성제조 등 우주산업과 관련된 매출이 약 7~80%, 선박용 솔레노이드 등 민수 제품이 약 2~30%를 차지한다. 우주 기업치고는 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23년 기준 121억 원), 아직까지 민간 우주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주 관련된 대부분의 매출은 항공우주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소의 수주를 받아 제품 개발 및 납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 주요 정책 중 '우주 산업 육성'이 있기 때문에, 약 360억 원의 수주 잔고가 쌓여있는 것처럼 이번 정부까지의 공공 분야 매출은 꾸준하게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Potential 있는 성장 및 높은 Valuation을 위해서는 공공 매출보다는 민간 매출이 빨리 올라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품별 매출 현황
    매출처별 매출 현황

     동사는 차세대중형위성 5호의 C-Band SAR 시스템을 수주 및 개발하고 있으며, 초소형 위성은 현재 자체 개발하고 있는데, 초소형 위성은 200kg 미만, 중형은 500~1,000kg 급의 위성을 의미한다. 초소형 위성은 최근 투자를 받은 나라스페이스를 포함하여 국내에도 개발하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위성은 지구관측이라는 임무를 받고 발사되며, 지구관측 데이터들은 홍수 관측이나 작황 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온실 가스 관측 등 탄소배출권과 관련된 임무도 수행하는 위성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성이라는 것이 그냥 카메라 달아서 찍고, 데이터를 위성통신으로 쏴주면 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할 수 있지만, 우주방사선의 영향으로 탑재체가 오작동을 일으킬 수도 있고,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한 번 발사될 때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발사체에 실려서 가는 만큼 제한적인 부피/무게 등을 요구받는다. 이처럼 지구에서보다 훨씬 가혹한 상황을 가정하면서도, 한 번 발사되면 유지보수가 어렵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우주 환경에서 실제로 동작하는 위성 및 탑재체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증인 '우주 헤리티지' 확보하는 것 또한 해당 산업의 경쟁력 포인트라 볼 수 있다. 단, 해외와 비교하였을 때 많은 발사 성공 횟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이번의 발사 성공이 다음의 발사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을 수 있다.

     많은 위성 업체들이 단기적으로는 위성 제작 및 납품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포텐셜이 있는 사업은 자체 위성에서 보내는 관측 정보를 공공/민간 기업에 제공하는 위성 서비스다. 예를 들면, 공공 분야에서는 홍수가 나는 것을 감지하거나 적군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에 활용하고, 민간 분야에서는 농산물의 작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업에 대해서는 조금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국가적인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위성에서 쏘는 정보를 소비하여 기업의 매출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까지의 주요 수요처는 국방 관련 (e.g., 북한 동향 파악)이라고 생각되는데, 동맹국인 미국에서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위성 정보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자주국방과 관련된 얘기는 잠시 넣어두고, 자체 위성이 반드시 필요한가 관점에서 보면) 따라서, 미국의 위성보다 더 좋은 성능이 아닌 다음에는 국가에서 일부러 소비해주지 않는다면 당장의 수요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간 위성 서비스 시장도 국내만으로는 너무 작은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나 해외처럼 큰 영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전국 단위로 생산되는 정보를 분석할 니즈가 있지만, 국내를 관찰하는 것에 위성까지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해외의 작황 정보를 보면서 선물시장에 이용하는 등의 금융에 사용할 수 있을 텐데, 이런 경쟁은 국내만이 아닌 해외 위성업체와의 경쟁도 불가피하고, 민간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숙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는 측면에서 해외 向 매출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이고, 이를 위해 초소형 위성을 더 많이 띄워서 공간 해상도, 시간 해상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ROI가 나오는 사업일지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이유로 동사가 위성서비스 관련 매출을 '26년 196억 원으로 대폭 상승한다고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것이 조금 부담스러운 수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위성 서비스 매출이 계획대로 성장한다면 이익률 측면에서도 아주 긍정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예상처럼 매출이 높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Value 측면에서 보면, 공모밴드 상단 기준으로 3,367억 원이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자면, 최근 우주 관련 테마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Value라고 생각한다. '우주'를 떠올렸을 때 로켓, 발사체가 가장 일반인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데, 그 대장주인 이노스페이스도 상장 시 시가총액 4,000억 대에서 현재 주가가 1,500억대까지 내려와 있다. 또 하나의 우주 관련 대장주인 컨텍도 현재 시가총액이 1,200억 대이기 때문에, 공모가 상단은 일반 주주 입장에서 조금 부담스러운 Value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Value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직접 개발한 위성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업체 중에는 빨리 상장 시장의 문턱을 넘은 부분과 매출과 수주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부분은 큰 장점으로 보인다. 또한, 중형/초소형 등 다양한 위성 관련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있으며, SAR 기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레이더를 탑재한 위성에서 퀄리티 높은 정보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단, 이런 강점이 실제 매출 및 이익으로 실현될 때까지는 동사에서 제시한 것보다 더 걸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위성 지상국 구축 사업을 영위하는 컨텍,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이노스페이스 등 우주 산업 기업들이 공모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우주 테마에서 시원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올해는 루미르, 내년에도 몇 개의 우주 기업들이 기평 및 상장 예심청구를 진행할 텐데, 앞서 상장 시장에 올라온 업체들의 Value가 후발주자들의 Value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우주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이 부분이 이익으로 이어질 때까지 국내 우주 산업이 성숙해야하는 시간도 고려하면, 우주 기업들의 Value도 빠르게 오르기 쉽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선행 기업들의 개발 현황 및 Value도 주시하면서 우주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투자는 개인의 판단이며,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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