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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기술동향 및 투자동향최신 기술동향 2024. 12. 3. 09:20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와 함께 떠오르고 있는 산업이 SMR (Small Modular Reactor)로, 해외의 빅테크들과 원자력 기업들이 SMR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영국의 테라파워(TerraPower)는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혁신적인 SMR 기술을 개발 중이고, 구글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를 위해, 4세대 SMR 구매계약에 나섰는데,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소도시 하나 정도에 공급가능한 수준인 500MW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의 NuScale Power도 SMR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고, 영국의 Rolls-Royce는 정부와 협력하여 SMR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SMR이 전통적인 원자력 발전소보다 적은 초기 투자와 낮은 운영비용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주목하고, 투자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SMR의 대략적인 원리와 기술동향 및 투자동향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SMR의 원리>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소형 원자력 발전소로,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지만 규모가 작고 모듈화 된 설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개별 모듈이 독립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강화된다. SMR은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안전하게 냉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원자로의 냉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연적인 열전달 과정(대류, 열전도 등)을 통해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할 수 있다.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 유연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혁신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원리는 전통적인 원자력 발전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1) 핵분열 반응: SMR의 작동 원리는 핵분열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다. SMR의 연료는 주로 우라늄-235와 같은 핵분열성 물질로, 이 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며 큰 양의 열을 방출한다. 핵분열 과정은 중성자가 연료에 충돌하면서 발생하며, 이때 나오는 열은 발전을 위한 에너지원이 된다.
2) 냉각재 순환: SMR에서 핵분열 반응으로 발생한 열은 냉각재를 통해 전달된다. 냉각재는 보통 물(경수 또는 고온가스로 사용되기도 함)인데, SMR에서는 헬륨 가스나 고온가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3.5세대는 물을 사용하고, 4세대에서는 물 이외의 물질을 이용한다.) 이러한 냉각재는 원자로 코어에서 발생한 열을 흡수하고, 그 열을 외부로 전달하여 발전 과정에 사용된다.
3) 증기 발생 및 전력 생산: 냉각재가 고온 상태에서 증기 발생기로 전달되면, 증기 발생기에서는 고온의 냉각재가 2차 계통의 물과 열을 교환하여 증기를 발생시킨다. 이 증기는 터빈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하는데, SMR은 대부분 가스 터빈 발전을 이용하거나, 증기 터빈을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기술 동향>
3.5세대 대형 원자로는 가압경수로 (PWR; Pressurized Water Reactor)를 사용하는데, 3.5세대 SMR은 대형 PWR를 모듈화 및 소형화하여 노심손상빈도를 $10^{-7}$ ~ $10^{-6}$로 줄였다. SMR이 대형 원전보다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설치되다 보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4세대 SMR은 비수랭식 방식으로, 고온가스냉각로 및 소듐/납냉각 고속증식로 등을 이용하여 3.5세대 대비 더 높은 안전성 (노심손상빈도 $10^{-9}$ ~ $10^{-7}$ )과 경제성을 가진다. 3.5세대 핵연료로 LEU (저농축 산화 우라늄)를, 4세대 핵연료는 주로 HALEU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데, 이런 차이 등으로 장주기 교체, 높은 출력, 사용 후 핵연료 감소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4세대 SMR은 3.5세대에 비해 추가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인가 및 착공이 활성화되기 전 단계다.
3.5세대를 채택한 기업은 대표적으로 미국의 Nuscale (뉴스케일)이 있고, 4세대는 미국의 X-Energy (엑스에너지), Kairos Power, Tera Power 등이 있다. 3.5세대는 글로벌하게 설치되고 있는데, 미국 15개, 유럽 16개를 포함하여 운영/건설/개발되는 SMR이 약 56개고, (출처: NEA SMR Dashboard) 4세대 SMR은 아직 개발 중이다. 4세대 기업들 안에서도 냉각재, 감속재, 핵연료를 무엇으로 사용하는지 등 원자로 기술에 차이가 있다. 원자력 발전은 고속 중성자를 우라늄에 부딪혀서 플루토늄을 얻고, 플루토늄이 다시 고속 중성자와 부딪히면서 핵분열의 부산물로 고속 중성자 2~3개가 나오는 과정을 연쇄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도 HALEU 등 원자력 연료를 지원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까지는 높은 비율을 러시아에서 조달받고 있었으나, 러시아와의 마찰을 문제로 규제를 만들고,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금지 '24년 8월) 미국 내 원자력 연료 생산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역시 땅만 파면 자원이 솟아나는 미국) 이에 따른, 원자력 연료 공급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원자력 발전을 하다 보면 수백에서 수천 도의 열이 발생하는데, 이런 고온 환경과 중성자 방사선으로부터 핵연료와 주변재료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수 피복재로 TRISO를 주요 사용한다. TRISO는 SiC 및 탄소 등의 다층 피복 설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자로를 보호한다. 냉각재로 3.5세대는 물을 사용하는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140 기압으로 가압을 하더라도, 다른 기술들보다 더 높은 온도로 올릴 수 없고, 고온 환경에서 수소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슈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4세대에서는 나트륨, 납, 헬륨 등 다양한 냉각재를 통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장단점도 뚜렷하고, 각각의 원자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28~30년 준공을 타깃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규모도 2030년까지는 거의 생산량이 없다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투자 동향>
핫한 기술의 선도 주자는 항상 미국이다. 미국은 막대한 정책 자금을 부어가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의 SMR 지원 정책은 ARDP(Advanced Reactor Demonstration Program, SMR 개발 및 실증로 지원 프로그램), MARVEL(Microreactor Applications Research Validation and Evaluation, 초소형 원자로 개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은 이런 프로그램 등으로 Nuscale, X-energy 등의 자국 기업에 조 단위의 돈을 지원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IRA를 통한 세액공제, 수출금융 지원 등을 통한 대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SMR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는 하지만, 건설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경제성이 아직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추후 투자가 증가하면, SMR의 경제성도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i-SMR이라는 3.5세대 SMR을 개발하고 있으며, 2032년 이전 첫 호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느린 속도이기 때문에 민관이 협력하여 빠른 개발 및 상용화를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에너지 산업은 수많은 부품 및 제조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업체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Nuscale, X-Energy 등 원자로를 설계하는 기업들은 글로벌하게 수십 곳이 있으며, 원자로를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약 7개 사로 국내의 두산에너빌리티도 이에 속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Nuscale, X-Energy 向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SMR과 관련된 매출이 차츰 올라오게 되면, 가스/수소 및 기타 매출보다 높은 Valuation을 받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또 하나의 SMR 관련주로 언급되는 비에이치아이는 원자력 1차 계통 이외의 주변기기를 개발 및 납품하는 업체로 글로벌하게 경쟁력을 인정받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대비하여 더 높은 Potential을 인정받기는 어렵지만, 국내 SMR 산업이 활성화되면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onclusion
AI 시대의 전력 이슈가 부각되면서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 SMR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화력 에너지 발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기존 원자력 에너지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인적이 매우 드문 지역에 설치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인 에너지원의 특성상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고,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설치하다 보니 송/배전에 대한 이슈가 항상 발생한다. 하지만 SMR은 이론상 위치 선정에 대한 허들이 적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MR의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3.5세대, 4세대 SMR이 다양한 원자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의 선행 개발 및 상용화는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원자력 기술에서 패권을 잃었던 미국은 SMR에서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으며, 영국, 폴란드 등 유럽 지역에서도 원자력 기술과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SMR 승인이 진행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원자력 강국이었던 과거와 달리 SMR 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져있다.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로 i-SMR을 개발하고자 하지만, 상용화 시점도 다른 나라와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내에서 SMR 원자로 기술을 설계하는 기업 (팹리스)이 단기간에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팹리스와 이익 발생 전에 비슷하게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보니 국내 자본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한 인지도를 가진 연구진이 있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원자력 기술과 국내 제조산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제조사 및 이와 연계된 소부장 업체들이 투자하기에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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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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