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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AI DC 분석 - 1부 국내 AI DC 현황과 네오클라우드
    투자 및 기업분석 2026. 9. 19. 17:54

     최근 코스닥에서 "데이터센터 관련주", "광통신 관련주"로 묶이는 종목이 올해 유독 자주 언급된다. AI 데이터센터 (AI DC)가 늘면 냉각·전력·광모듈·기판이 다 좋아진다는 서사인데, 대부분의 실수요는 미국 AI DC에 몰려있고, 분석글도 많다. 국내에서도 정책적인 추진력을 발판삼아 AI DC 건설이 늘어나며,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몇 MW나 실제로 지어지고 있는지, 누가 돈을 내고 누가 리스크를 지는지는 잘 안 보인다. 비상장 쪽도 마찬가지다. 엘리스그룹이 GPUaaS와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들고 코스닥 상장에 나섰고, 최근에 이 블로그에서도 증권신고서를 분석한 적이 있다. 이처럼, 비상장에서 "AI 인프라", "GPU 클라우드", "AIDC EPC"를 표방하는 회사가 늘었다. 미국에서 CoreWeave·Nebius가 "네오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기업가치를 키우자 국내에서도 같은 이름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첫째,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이 실제로 어떤 구조로 돌아가는가 - 누가 짓고, 누가 GPU 값을 내고, 누가 전기를 받고, 그 수요가 정말 있는가. 둘째, 그 위에서 "한국 네오클라우드"라는 사업이 성립하는가 - 미국 네오클라우드가 돈을 버는 조건을 한국이 갖췄는지, 없다면 어떤 형태로 변형되는지. 상장이든 비상장이든 이 두 질문에 답이 있어야 종목이나 딜을 볼 수 있다.

     시리즈는 두 편이다. 1부(이 글)는 현황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의 3층 구조(국가센터·정부 GPU 보조·민간), 각 층의 수익·비용 구조, "수요가 많다"는 주장과 관측되는 숫자의 차이, 해외 모델(Claude·GPT·Gemini)이 실제로 어디서 서빙되는지, 국내 대기업은 어디서 자기 모델을 돌리는지, 그리고 그 위에 등장한 네오클라우드 후보들이 어떤 조건에 서 있는지를 본다. 그래서 1부는 GPU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2부는 비교와 전망이다. CoreWeave·Nebius의 실적으로 네오클라우드의 성립 조건 세 가지를 뽑고, 한국의 수요·전력·파이낸싱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에너지 수급과 송전 병목 위에서 국내 부지 하나하나가 충분한지를 판정한 뒤, 유형별 전망과 국내 밸류체인 수혜를 정리한다. 앞선 광통신 시리즈가 "박스 안"(GPU·광·랙)을 다뤘다면 이번 시리즈는 "박스 밖"(전력·부지·돈)이다.

     이 글은 2026년 9월 19일 기준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해남에서 착공(8월 3일)했고, 12차 전기본 재전망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4.0GW에서 11.9GW로 올렸으며(8월 20일),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고, 네이버가 진도 태양광에 지분 투자를 발표(9월 16일)한 직후다. 숫자는 계속 바뀌니 숫자보다 구조를 공유하고 싶다.

     

    <세 개의 층: 국가센터, 정부 GPU 보조, 민간 시장>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은 지금 세 개의 층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직접 짓는 국가AI컴퓨팅센터, 정부가 GPU 구매비를 대주고 민간이 운영하는 보조 사업, 그리고 전력과 앵커 고객을 확보한 쪽이 이기는 민간 시장이다. 셋은 수익 구조도 리스크를 지는 주체도 다르고, 서로 얽혀 있다.

    이 세 층을 관통하는 공통 변수가 전력이다. 어느 층이든 부지와 GPU와 돈이 있어도 한전이 전기를 준다고 확인해주지 않으면 사업이 아니다. 지금 논의되는 국내 AIDC 프로젝트 중 전력 공급이 공식 확정된 곳은 LG U+ 파주와 GS 동해 두 곳뿐이다(부지별 판정은 2부에서 한다).

     

    <국가AI컴퓨팅센터: 유찰 두 번이 말해주는 것>

    전남 해남 솔라시도의 국가AI컴퓨팅센터는 8월 3일 착공식을 열었고 2028년 준공 목표다. GPU 1만5,000장으로 시작해 2030년 5만 장, 수전 용량은 40MW에서 80MW로 확장한다. 총사업비는 착공 기준 2.5조 원이다(초기 보도는 2.9조 원).

    이 사업의 본질은 자본 구조에 있다. 운영법인은 민관 합작 SPC 코아크(KOACC, 6월 10일 설립)이고, 지분은 삼성SDS 30%(1,200억 원), 정부(과기정통부·금융위·국민성장펀드) 29%, 네이버클라우드 26.1%다. 초기 자본금 4,000억 원 중 공공 1,160억, 민간 2,840억이고, 나머지는 정책금융 대출과 추가 출자로 채운다. 총사업비 대비 자본금 비중이 16% 남짓이다.

    주목할 것은 이 사업이 2025년 상반기 두 차례 유찰됐다는 사실이다. 원래 조건은 공공 지분 51%, 국산 NPU 의무 탑재, 매수청구권이었다. 민간이 안 들어오자 정부는 공공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추고, 매수청구권을 삭제하는 대신 국책은행이 우선주로 참여하며(청산 시 원금 우선 회수), NPU 의무를 없앴다. 그제서야 3차 공모에서 삼성SDS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했다.

    이 이력을 나는 이렇게 읽는다. GPU는 3~5년이면 세대교체되는데 요금은 정책적으로 눌려 있으니, 민간은 감가상각을 요금으로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정부는 그 갭을 국고가 지겠다고 답한 것이다. 요금 수준은 "경쟁력 있는 요금"이라는 표현만 있고 구체 수치는 미공개다. 그리고 착공까지 했지만 코아크가 한전에 제출한 40MW 전기사용 신청의 승인 여부는 9월 17일 기준 확인되지 않았다. 큰 틀에서 보면, 국가 주도로 진행되는 사업에서는 낮은 단가에 공급될 AI DC 용량이 있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정부 GPU 보조 사업: 민간 CAPEX를 대신 내주는 구조>

    규모로는 국가센터보다 이쪽이 크고, 민간 데이터센터의 사업 구조를 직접 바꾼다. 과기정통부·NIPA의 "AI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 사업"은 2026년 예산 2조805억 원으로 GPU 9,704장(베라루빈 2,016장, B300 7,688장)을 확보한다. 구조는 정부가 GPU 구매·구축비를 대고, 선정된 클라우드 기업(네이버클라우드·삼성SDS·엘리스그룹)이 2027~2031년 산학연에 GPUaaS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2025년 추경으로 확보한 GPU 1만3,000장(1조4,600억 원)이 네이버·카카오·NHN클라우드 상면에 배치돼 순차 배분 중이다.

    핵심 조건 세 가지가 이 사업의 성격을 정한다. 첫째, GPU 구매비는 정부가 대지만 운영비(전력·인력·냉각)는 사업자가 부담한다. 둘째, 학계·연구계에는 무상, 산업계에는 시장가의 5~10%로 제공해야 하고 청년기업은 추가 50% 할인이다. 셋째, 사업자가 매출을 인식할 수 있는 건 자체활용분(약 34%)뿐이다. 업계에서는 자체활용 30% 이상을 손익분기 기준으로 보는데, 이번 배분은 그 선을 간신히 넘는다.

    정리하면 정부가 CAPEX를 주고, 사업자는 OPEX를 지면서 시장가 5~10%에 판다. 사업자가 얻는 것은 정부 물량으로 자기 데이터센터 가동률을 채우는 효과, 그리고 레퍼런스다. 국내 GPUaaS 시장의 가격이 정부 보조 물량에 의해 하방 압박을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고로 2026년 2월 정부 GPU 보급사업(공공 6,000장·민간 4,000장)에는 공급 물량의 4배 이상이 신청됐다. 시장가 5~10%짜리 GPU에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하다. 이 경쟁률을 "국내 AI 컴퓨팅 수요가 폭발한다"는 근거로 쓰면 안 되는 이유다. 최근 엘리스그룹 증권신고서 분석에서 정리한 것처럼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고, 추후 손익 구조가 미국의 네오클라우드 업체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네 가지 유형>

    민간 부문은 유형이 넷이고, 수익 원천과 자본 부담자가 다르다.

    유형 대표 사례 수익 원천 자본 부담자
    하이퍼스케일
    (앵커 테넌트형)
    SK·AWS 울산 장기 임대 / 공동투자 SK + AWS
    직접 투자
    자체 CSP 캠퍼스 삼성SDS, 네이버 세종, 카카오 안산 내부 수요, 외부 클라우드·GPUaaS 사업자 자기자본
    코로케이션 LG U+ 파주, 통신 3사,
    외국계·리츠·PEF
    kW당 월 임대료 + 상면 + 회선 개발사·리츠·PEF
    GPUaaS 전업 엘리스그룹 시간당 GPU 과금 자기자본 + 정부 보조

    네 유형은 "누가 짓고, 누가 채우고, 누가 감가를 지느냐"에서 갈린다.

    하이퍼스케일(앵커 테넌트형)은 대형 고객 한 곳이 준공 전에 장기 사용을 확약하고, 그 확약을 담보로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식이다. 수익은 장기 임대료나 공동투자 배당이고, 사업자가 파는 것은 GPU가 아니라 전력·부지·건물·냉각이다. 수요 리스크는 앵커가 지고, 사업자는 건설·전력 리스크를 진다. 대신 앵커가 마진 구조를 정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안정적이지만 높지 않다. 국내에서는 SK·AWS 울산이 유일한 사례이고, 이 유형이 성립하려면 해외 CSP처럼 수년치 용량을 미리 사줄 고객이 있어야 한다.

    자체 CSP 캠퍼스는 사업자가 자기 돈으로 짓고 자기 워크로드로 먼저 채운 뒤, 남는 용량을 외부에 클라우드·GPUaaS로 파는 방식이다. 내부 수요가 기본 가동률을 깔아주므로 공실 리스크가 낮고, 정부 GPU 사업 같은 공공 물량이 붙으면 CAPEX 일부를 보조받는 효과까지 있다. 반대로 GPU 감가와 세대교체 비용은 전부 사업자 몫이고, 외부 판매분의 가격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 물량이 정한다. 삼성SDS·네이버·카카오·KT가 여기 속하고, 이들은 네오클라우드의 고객이 아니라 경쟁자다.

    코로케이션은 GPU를 사지 않는다.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한 건물에 랙과 전력·냉각을 갖추고 kW당 월 임대료를 받는다. 자본 부담자는 개발사·리츠·PEF이고, 수익은 부동산에 가깝다. 이 유형의 자산 가치는 건물이 아니라 "한전이 전기를 준다고 확인해준 문서"에서 나온다. 승인률 1.9%가 임대료를 올린 이유다. 리스크는 준공 전 선임차 여부와 랙당 전력밀도인데, 랙당 100kW급 AI 워크로드를 못 받는 구식 상면은 준공 후 몇 년 만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LG U+ 파주, 통신 3사, 외국계 개발사가 여기 있다.

    GPUaaS 전업은 반대로 GPU만 산다. 남의 상면(또는 모듈형 컨테이너)에 GPU 서버를 넣고 시간당 단가로 판다. 자산은 3~5년이면 세대교체되는 GPU이고, 매출은 가동률에 달려 있으며, 자체 워크로드가 없어 가동률을 깔아줄 앵커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장기 계약과 고객 선급금이 그 역할을 하고, 국내에서는 정부 GPU 사업이 그 자리에 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손익은 "정부 물량이 얼마나 오래, 어떤 가격으로 오느냐"에 가장 크게 좌우된다. 엘리스그룹이 대표 사례다.

    정리하면, 코로케이션은 전력을 팔고, 하이퍼스케일은 전력·건물을 앵커에게 장기로 팔고, 자체 CSP는 자기 수요 위에 GPU를 얹어 팔고, GPUaaS 전업은 GPU만 판다. 아래로 갈수록 GPU 감가 노출은 커지고 앵커 의존은 깊어진다.

    SK·AWS 울산은 미포산단에 103MW 하이퍼스케일 AIDC를 짓는다. 1단계 41MW가 2027년 11월, 2단계 103MW가 2029년 2월 완공 목표이고, 총사업비 7조 원 중 AWS가 4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 GPU 6만 장, 장기적으로 1GW 확장 검토다. 최태원 회장은 9월 13일 보도에서 "울산은 거의 900MW까지 다 왔고 다 끝나면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900MW 확장분은 전력 공급을 위한 공식 행정 절차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전력과 냉각을 그룹 안에서 해결한다는 점이다. SK가스의 울산GPS 1.2GW 복합발전소와 SK멀티유틸리티의 300MW 열병합(2026년 2월 가동)을 합치면 1.5GW다. 발전 자산과 데이터센터를 같은 그룹이 묶은 대표 사례이고, 2부에서 볼 GS 동해가 같은 유형이다.

    삼성SDS는 2025년 클라우드 매출 2조6,802억 원(+15.4%), 2026년 2분기 7,794억 원(+17%)이다. B300 기반 GPUaaS를 1분기에 출시했고, 현재 110MW인 AI 인프라를 2029년 230MW, DBO(설계·구축·운영)를 포함해 2031년 800MW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가센터 주관사이자 NIPA 사업 참여사라, 공공 물량이 자체 캠퍼스 가동률을 받쳐주는 대표 사례다. 삼성은 자체 CSP 캠퍼스에서 퓨리오사 등 국산 NPU를 활용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세종(최종 270MW 설계)과 춘천을 운영하면서 수도권 상면을 사고 있다. LG CNS가 구축한 죽전·삼송, 다우기술의 죽전(40MW, 2027년 6월부터 7년)에 입주하면서, 수도권 계약만 1조1,900억 원이다. 4월에는 국민성장펀드가 각 세종 2~3차 사업(총 9,221억 원)에 4,000억 원을 연 3%대로 대출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9월 16일에는 전남 진도 216MW 태양광 프로젝트 지분 투자와 장기 PPA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본계약은 연말 목표, 실제 구매 용량은 미정).

    LG U+ 파주는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지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200MW 전력 공급이 확정된 AIDC이고(2025년 8월 계통평가 통과), 2027년 6월 준공 예정인 1동은 준공 전에 임대 계약이 모두 끝났다. 1·2단계 투자 1조9,645억 원은 외부 차입 없이 자체 현금이다. B200 기준 약 7만 장 수용, 랙당 100kW 이상, LG전자와 협력한 D2C 액체냉각(자체 실증 기준 공랭 대비 에너지 24% 개선)이 들어간다. 600MW 목표를 밝혔지만 확보된 전력은 200MW다.

     

    <수요의 실체: 주장과 관측을 분리하면>

    "국내 AI 컴퓨팅 수요가 폭발한다"는 서사와 관측 가능한 지표를 나눠 놓으면 그림이 달라진다.

    주장 쪽. 12차 전기본 재전망(8월 20일)에서 2040년 데이터센터 순증 최대전력은 11.9GW로, 기존 시나리오 4.0GW의 약 3배다. 그런데 이 숫자는 기업이 제시한 투자계획 20.8GW 중 정부가 "구체화 정도를 고려해" 1단계 10.8GW만 반영한 것이다. 계획이지 가동 실적이 아니다. 엔비디아가 2025년 10월 APEC에서 밝힌 GPU 26만 장(정부 5만·삼성 5만·SK 5만·현대차 5만·네이버 6만) 공급 계획도 마찬가지다. 배경훈 부총리가 6월 젠슨 황을 만나 차질 없는 도입을 재확인했지만, 2026년 9월 현재 실제 반입 물량은 공개된 것이 없다.

    관측 쪽. 실재하는 성장은 통신사와 SI의 실적에 있다. SKT AIDC 매출은 1분기 1,314억 원(+89.3%), 2분기 1,362억 원(+92.5%)이고 CFO는 "AI DC 사업은 유무선 대비 수익성에서 열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LG U+ AIDC는 2분기 1,241억 원(+28.9%), KT클라우드는 2분기 2,654억 원(+19.8%)이다. 수도권 코로케이션 공실률은 2025년 하반기 6.9%에서 2026년 상반기 1.1%로 급락했고, 임대료는 2019년 kW당 월 14만 원에서 2025년 25만 원으로 연평균 9.4% 올랐다.

    그런데 이 관측치를 뜯어보면 두 가지가 보인다. 첫째, 통신 3사와 삼성SDS의 AIDC 매출은 코로케이션·DBO·GPUaaS·클라우드가 섞인 합산치이고, 순수 GPUaaS 단독 매출을 공개한 사업자는 없다. 둘째, CBRE코리아 7월 보고서 기준 수도권 임차 수요의 54%가 글로벌 CSP(약 170MW), 34%가 네이버·카카오·쿠팡·NHN 같은 국내 IT 기업(약 110MW)으로 합산 88%가 대형 앵커다. 공실률 1.1%는 AI 학습 수요의 폭발이라기보다 전력·인허가 병목이 만든 공급 제약과 앵커 선점의 결과에 가깝다.

    학습 수요의 규모감을 잡아주는 숫자가 하나 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1차 통과한 LG AI연구원·SKT·업스테이지 3팀은 GPU 각 500장을 지원받았다. 8월 2차 평가에서 모티프가 탈락해 3파전이 됐고, 최종 선정은 2027년으로 미뤄졌다. 국가 프로젝트급 프론티어 학습 관련 지원이 수백 장 단위다. 이 나라에 학습 수요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GPU 수만 장짜리 데이터센터를 채울 수요가 아직은 국내 학습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앞으로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을 올리기 위해, 학습을 위한 막대한 자원 공급이 이뤄질 것이고, 만들어 놓은 모델을 서비스하기 위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단, 국가 주도의 사업인만큼 GPU 사용료를 민간 수준으로 올릴 수는 없고, 모두가 행복한 수익모델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해당 사업이 너무 높은 마진을 남긴다면 나라에서 기업의 GPU 구매비용을 대주는 혜택을 줬다는 이슈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 사업을 따내기 위해 낮은 단가로 입찰을 했다면, 매출은 올라도 적자가 지속되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 국가주도 데이터센터 사업을 심사했던 사람들만 알겠지만, 곧 상장될 엘리스그룹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여 AI DC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기 때문에 이를 주목해보면 될 것 같다.

     

    <해외 모델은 어디서 서빙되는가>

    그렇다면 추론 수요는 어떤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AI는 Claude·GPT·Gemini 같은 해외 모델이다. 이 수요가 국내 데이터센터로 오는지가 핵심인데, 대부분 오지 않는다.

    Anthropic. 직접 API와 claude.ai의 서빙 리전은 공개되지 않는다. 하이퍼스케일러 경로는 확인된다. Amazon Bedrock은 서울 리전(ap-northeast-2)에서 Claude를 제공하고, 한화솔루션이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최초 도입을 목표로 4월에 착수해 Bedrock 위 Claude Cowork를 전사 배포했다. 다만 Bedrock은 리전 내·지리적 교차 리전(APAC)·글로벌 교차 리전 세 가지 라우팅을 두고, 최신 모델은 교차 리전으로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AWS 서울 리전에는 P5en까지 있고 P6-B200/B300은 미국 리전에만 있다. 한국에서 Claude를 쓰는 트래픽 중 서울 리전 GPU에 실제로 안착하는 비중은 공개되지 않는다.

    OpenAI. 2025년 9월 MS Q&A에서 사용자가 "Korea Central에 GPT 모델을 돌리는 서버가 없는지" 묻자 MS는 문서상 한국 중앙에는 어떤 모델도 직접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고, 한국 내 처리가 필요하면 Data Zone에 추가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시간표는 없다고 했다. 2026년 7월 MS가 Asia-Pacific Data Zone을 발표했지만, APAC Data Zone은 여러 아시아태평양 리전을 포괄하고 MS가 사전 통지 없이 리전을 추가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한국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게이트 코리아(삼성SDS 포항·SK 전남 각 20MW)는 삼성SDS가 "확정된 것 없다"고 밝힌 협의 단계다. OpenAI 코리아 법인은 2025년 9월 출범했지만 실물 인프라는 없다.

    Google. GCP 서울 리전(asia-northeast3)에는 A3 Edge·A2·G2·T4·L4가 있고 H100/H200급(A3 High·A3 Ultra)과 B200은 제공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해외 모델 사용이 늘어도 그 추론의 대부분은 미국 또는 APAC 어딘가에서 처리되고, 국내 GPU 수요로 전환되는 경로는 AWS 서울 리전의 인리전 물량 정도다. 이건 국내 네오클라우드의 TAM을 정하는 가장 큰 구조적 제약이다. 반대로 해외 수요가 국내 데이터센터로 들어오는 확실한 경로가 하나 있는데, 그게 AWS가 상면을 확약한 울산이다. 해외 모델이 아니라 해외 CSP가 앵커로 들어오는 형태다.

     

    <국내 대기업은 어디서 서빙하는가>

    자체 모델을 가진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자기 데이터센터에서 학습하고 서빙한다. 즉, 국내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사일 수 있는 국내 AI 모델 업체들은 가장 큰 경쟁자이기도 하다.

    SK. 가산 AIDC(2024년 12월 개소, 랙당 44kW로 국내 평균 4.8kW의 약 9배)에서 람다와 준비한 H100 GPUaaS를 시작했고, 2025년 8월 B200 1,000장 이상 단일 클러스터 '해인'을 구축해 소버린 GPUaaS를 냈다. A.X·에이닷과 국가대표 AI 학습이 여기서 돈다. 7월에는 AIDC 사업개발 전담 자회사 SK하이퍼를 세우고 2030년까지 7,500억 원을 분할 출자하기로 했다. 목표는 2029년 5GW, 2035년 15GW이고 울산→충청권→서남권 순이다. 이 회사의 업무는 부지 확보, 변전소 구축·운영, 송배전로 조성, 고객 유치다. 데이터센터 회사가 아니라 전력 부지 회사다.

    LG. 엑사원은 국가대표 AI 1차 평가 1위, 2차 통과다. 학습 인프라의 물리적 위치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LG U+ 파주 AIDC는 앞서 본 대로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각 세종·춘천에서 서빙하되, 정부 GPU 사업과 공공 AX 시장을 겨냥해 수도권 상면을 추가 임차 중이다. 각 세종을 짓고도 남의 상면을 1.19조 원어치 사는 이유는 뒤의 전력 얘기와 이어진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직접 PPA를 체결했고, 남양주에 안산의 2배 규모 제2 센터를 2028년까지 짓는다.

    삼성. 가우스는 삼성SDS 데이터센터에서 돈다. 구미 1사업장에 60MW AIDC를 2029년 3월 가동 목표로 짓는다고 1월에 공시(4,273억 원)했지만, 9월 15일 기준 착공 여부와 전력계통영향평가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익 구조와 비용 구조>

    수익. 코로케이션은 kW당 월 임대료가 기본이고 상면·크로스커넥트가 붙는다. 수도권 25만 원/kW·월이다. 다만 국내 임대차는 초기 램프업 할인과 연 2% 고정 인상 구조가 많아 시장 임대료 급등이 NOI에 즉시 반영되지 않는다. 하이퍼스케일은 장기 리스나 빌드투수트다. GPUaaS는 시간당 GPU 단가인데, 국내에 공개된 단가표는 많지 않은데, 최근 엘리스그룹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일부 정리를 해놓았고, 이 블로그에서도 그 내용을 차용해서 사용한 바 있다. 또 하나의 공개 기준은 정부 사업 자부담(H200 서버 월 320만 원, B200 서버 월 640만 원)이다. 

    비용. C&W 2026 아태 건설비 가이드 기준 한국(서울·부산)의 중간 사양 MW당 건설비는 1,060만 달러(약 163억 원)로 일본·싱가포르 다음이고, 토지 포함 개발비는 MW당 약 1,300만 달러, 토지가 개발비의 37%로 최대 항목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액체냉각 도입으로 CAPEX가 25~35% 더 든다. OPEX에서는 전력비가 30~50%로 추정되고(업계 추정, 1차 통계 아님),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8.47원에서 2025년 말 172.99원으로 4년간 35% 올랐다. 데이터센터는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을'을 적용받아 저녁 최대부하 할증이 24×365 가동에 그대로 누적된다. C&W는 국내 코로케이션 파이프라인을 뒷받침하려면 2030년까지 약 136억 달러(18.4조 원)의 자본 지출이 필요하고, 투자비 대비 수익률(YoC)은 약 9~10%로 전망했다.

     

    <네오클라우드의 등장, 그리고 그 조건>

    여기까지 오면 "네오클라우드"라는 말이 국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정리할 수 있다. 해외에서 네오클라우드는 GPU 특화 클라우드를 뜻한다. 국내에서 이 이름을 달거나 그렇게 불리는 회사는 엘리스그룹(GPUaaS 전업), SKT(GPUaaS 겸업), 삼성SDS·네이버클라우드(자체 CSP 겸업), NHN클라우드·카카오 정도다.

    엘리스그룹이 대표 사례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고 공모 최대 2,011억 원, 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총 약 1조 원이다.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 344억 원(+202.2%), 영업이익 103억 원, EBITDA 232억 원(마진 68%)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 최초로 B200을 탑재한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를 만들었고 CSAP IaaS 인증을 받았으며, NIPA 사업에서 B300 2,560장을 4개 동에 640장씩 배치한다. 김재원 대표는 상장을 계기로 "국내 소버린 AI 인프라 주도권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오클라우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증권신고서 기준으로 상반기 매출 344억 원 중 정부기관 매출이 225억 원(65.6%)이고, NIPA 단일 발주 의존도가 2025년 34.3%에서 약 2배로 올랐다. 감가상각비는 129억 원으로 매출의 37.4%다. 참고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국가데이터센터 사업은 아직 손익에 반영되지 않았고, 현재까지의 손익은 이전의 2025년 NIPA 임차 사업 매출이다. PMDC 4개 동이 어디에 있는지, 수전 용량이 얼마인지, 어떤 전원인지는 공개 자료에 없다. 

     참고로, 이번 글에서 엘리스그룹이 자주 언급되는데, 이 회사가 국내에서 네오클라우드 사업 비중이 가장 높고, 의미있는 매출을 만들어내서 곧 코스닥에 상장 되기 때문에 자주 언급되는 것이지,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국내에서 GPUaaS 전업으로 이만큼 성장한 곳이 없고, 정부 사업을 잡은 것 자체가 실력이다. 다만 이 숫자들은 국내 네오클라우드가 어떤 조건 위에 서 있는지를 정직하게 보여준다. 앵커 고객은 정부이고, 정부는 GPU 값을 대주는 대신 요금을 시장가의 5~10%로 못 박으며, 그 GPU는 3~5년 뒤 세대교체된다. 미국 네오클라우드가 성립하는 조건 - 하이퍼스케일러의 장기 오프테이크, 고객 선급금, 계약 전력 - 이 한국에서는 각각 "정부 물량", "정책금융", "미확인"으로 대체돼 있다. 이 차이가 2부의 주제다.

     

    <Conclusion>

    1부는 현황 편이라 세 가지만 적는다.

    첫째,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의 진입장벽은 자본이 아니라 전력 승인이다. 정부 주도 자금은 거의 전부 GPU에 가고(국가센터 총사업비 2.5조, NIPA 2.08조, 추경 1.46조), 건물·전력·냉각이라는 부동산 층은 민간 몫이다. 승인률 1.9%가 코로케이션 임대료 70% 상승의 직접 원인이고, 이미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한 자산(파주 200MW형)이 렌트를 받는다. 신규 딜은 "전력 공급 확정 여부"를 첫 번째 필터로 써야 한다.

    둘째, 정부 물량은 수요이자 가격 왜곡이다. GPU 사업 신청 경쟁률 4배, 정부 매출 비중 65.6% 같은 숫자는 국내 AI 수요의 크기가 아니라 시장가 5~10% 가격의 크기를 보여준다. GPUaaS 사업자를 볼 때는 정부 매출을 뺀 민간 자생 매출의 성장률과 비중을 봐야 한다. 임계선은 민간 매출 비중 50%라고 본다.

    셋째, 해외 모델의 추론 수요는 국내 데이터센터로 오지 않는다. Azure Korea Central은 GPT를 호스팅하지 않고, GCP 서울에는 H100급이 없으며, AWS 서울의 인리전 물량은 미공개다. 국내 네오클라우드의 TAM은 "한국의 AI 사용량"이 아니라 "국내 서빙이 강제되는 영역(금융 망분리·공공 CSAP·지연 민감 워크로드) + 국산 모델 수요 + 해외 CSP의 국내 GPU 증설"이다. 이 셋의 크기를 따로 세어야 한다.

     

    <2부 예고>

     2부는 국내 데이터센터/네오클라우드 사업의 구조를 미국과 나란히 놓는다. CoreWeave와 Nebius의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네오클라우드가 실제로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빚을 지는지, 메타가 왜 622억 달러를 네오클라우드에 쓰는지, 그 모델이 성립하는 세 가지 조건을 한국이 왜 하나도 갖추지 못했는지, 그럼에도 한국에 어떤 자리가 남는지를 본다. 그리고 에너지 수급 - 12차 전기본의 원전 26기분 수요, 2030년까지 신규 기저전원이 없는 공백기, 수도권 계통 포화, 호남의 출력제어, 동해안의 남는 변전소 - 위에서 국내 부지 하나하나가 충분한지를 판정하고, 유형별 전망과 국내 밸류체인 수혜를 정리한다.

     

    이 글은 2026년 9월 19일 기준 공개 자료(과기정통부·NIPA·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 각 사 실적발표·공시·보도자료, C&W·CBRE코리아·비트플래닛 리서치랩 보고서, AWS·Microsoft·Google 공식 문서, 전자신문·ZDNet·디지털데일리·머니투데이·한국데이터경제신문 등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며, 전력비 비중·PUE·냉각 부하 비중은 업계 추정치입니다.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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