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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Exit 전략/동향 및 세컨드리 펀드
    투자 및 기업분석 2023. 5. 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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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컨더리 펀드에 많은 자금을 풀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정부 주도로 출자가 계획된 1조 4천억 정도의 벤처펀드 중에 약 5천억 원의 자금을 중간 회수시장에 푸는 규모다. VC를 통해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금을 집행하여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기존의 정부 주도 모태펀드와는 다르게, 이번 발표에서는 중소기업/벤처기업들의 구주를 인수하는 세컨더리 펀드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다. 이 방법은 투자금을 받고, 신주를 찍어내서 직접적으로 스타트업에 돈이 흘러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창업 생태계를 키우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방법이다. 이번 글에서는 세컨더리 펀드가 무엇이고, 중간 회수시장이 왜 활성화되어야 하는지를 다룰 예정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들이 어떻게 투자금을 만들고, 투자를 집행하여, 수익을 창출하는지 기본적인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대부분 VC 기업들은 자사 자본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출자금 일부와 다른 출자자들 (LP)의 자금을 모아서 펀드를 구성한다. 이렇게 펀드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몇 년의 운용 기간이 필요하며, 기준수익률은 얼마이며, 관리보수는 어떻게 된다는 등등의 협의를 마치고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즉, 계약서에 기재된 투자 기간, 운용 기간의 틀 안에서 VC들은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여, 회수하여 펀드를 청산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게 된다. 아무리 미래가치가 있어 보이는 기업이어도, 청산 시기가 다가오면 어떤 방식으로든 현금화하여 펀드를 청산해야 하는데, 이게 어려운 타이밍들이 있다. 기존 구주를 팔아서 투자 성과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아무도 살 사람이 없을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

     KOSPI, KOSDAQ처럼 상장 시장에서는 내가 주식을 얼마에 올리면 얼마에 사겠다는 유동성이 높은 시장이 갖춰져 있으며,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시장 안에서 매매한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주식에 대한 매매는 활성화되어있지 않으며, 일반 주식들과는 다르게, 복잡한 계약조항들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따라서, 사정상 급하게 해당 기업을 팔아야 한다면, 기존에 아는 다른 투자 기업 담당자들에 연락을 하여 구주 매수 의향을 물어봐야 한다. 이 과정이 험난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급한 쪽은 파는 쪽이기 때문에 좋은 Value를 받을 수 없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투자를 할 때는 꼼꼼하게 Exit 방법을 고민하고 들어가야 한다. VC 쪽에서 택할 수 있는 Exit이라 하면, 크게 네 가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1. RCPS나 CB처럼 채권의 성격을 띄고 있는 투자금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받고 나오는 방법이 있다. 높은 Value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서 이자만 받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이기 때문에, 내가 투자한 기업의 Value가 높아졌다면 택하기 힘든 방법이다.

     2. 다음 Series에 들어오는 투자자에게 구주를 파는 방법이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다음 Series 투자자에게 판다고 하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좋은 주식이면.... 네가 들고 있지 왜 넘기려고 하냐?'라는 생각인데, 청산시기 도래 등의 이류로 상대방을 잘 설득할 방법이 필요하다.

     3. 다른 기업과의 M&A로, 이 방법도 결국은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해외와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M&A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4. KOSDAQ 등의 상장 시장에 IPO를 하고, 주식을 팔고 나오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IPO가 가능할 정도로 매출/수익이 나오거나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야 하며, 거래소의 심사 과정에서 보완사항이 많을 수도 있다. 이런 조건들을 맞추다 보면, 언제 IPO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만약 펀드 청산 시일이 다가오는데, 특정 포트폴리오들의 Exit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LP들을 설득해서 청산 시일을 연장해야 한다. Exit이 안된 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Risk고 골치 아픈 상황이기 때문에, IPO가 단기간에 안 끝날 것 같거나, 확실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이는 초기 투자나 사업 Risk가 큰 기업에 대한 투자 위축 심리로 이어진다. 이번에 정부에서 부어준 세컨더리 펀드 마중물은 Exit 방법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줄여보겠다는 의지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구주 매각 시장을 위한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커져서, Exit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면, 전체적으로 볼 때 투자 활성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세컨더리 펀드 확장에 대한 의지는 Exit 방법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VC업계에서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보완 및 심사를 거쳐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IPO와는 다르게 아직 성숙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세컨더리 펀드는 자료의 검증이나 Valuation이 더 엄밀하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상용화되는 시간이 짧은 플랫폼 기업보다는 기술력이 있지만 구현 및 상용화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자금 마련에 어려운 점이 많은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재투자가 늘어나면 좋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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