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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이후 예상되는 기술 트렌드 (2) - Physical AI의 M&A 가속화
    투자 및 기업분석 2025. 10. 12. 10:55

     로봇 밸류체인 업체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데, 예상하고 있는 2026년 이후 기술적인 흐름은 'Physical AI 기업의 옥석 가리기 및 M&A 가속화'다. 주요 수요처와 협업 및 매출로 연결하지 못하는 로봇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며, 휴머노이드 업체들의 액추에이터 업체 M&A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동 로봇 및 산업용 로봇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Physical AI의 M&A 가속화의 이유는 크게 1) 급격하게 풀린 자본과 늘어나는 로봇 업체 2) 로봇 업체들의 맞춤형 액추에이터 필요 및 설계 내재화 3) 로봇 부품의 표준화 부재다.

     1) 급격하게 풀린 자본과 늘어나는 로봇 업체

     최근 몇 년간 국내 로봇 산업은 유례없는 자본 유입을 경험하고 있다.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기조와 글로벌 AI 붐이 맞물리며, 로봇을 ‘다음 반도체’로 보는 시각이 확산된 영향이다. 정부의 소버린 AI 자금 중 상당 부분이 로봇 산업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견 제조기업까지 로봇 자회사를 설립하며 시장 진입이 급증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대 초반 대비 등록된 로봇 관련 법인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 상당수가 아직 완성된 제품이나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로봇 액추에이터, 제어기, 센서 등 핵심 부품을 내재화한 기업은 극히 드물며, 기술력 격차도 뚜렷하다. 상장 업체, 비상장 업체를 가릴 것 없이, AI·로봇 키워드에 편승한 밸류에이션은 이미 수천억 원 수준으로 치솟았고, 대부분의 밸류에이션은 로봇의 수익화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 제품 성공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의 지원 및 투자금 유입으로 회사의 외형 성장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2~3년 이후를 봤을 때는 어려운 시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종 제품인 로봇도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인력을 대체하려는 휴머노이드 수요는 자동차 업체 중심의 산업 현장에 먼저 적용될 것이다. 문제는 대량의 휴머노이드를 필요로 하는 국내 업체가 많을 것인지에 대한 이슈다. 미국은 리쇼어링 이슈로 인건비가 치솟고, 중국은 막대한 지원금과 수요 시장을 기반으로 수요처가 상당 부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제품 및 공급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도 자국의 휴머노이드 업체 및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는 충분한 휴머노이드 수요처가 있을지, 적용 산업 (e.g., 조선, 자동차)마다 환경이 크게 다를 텐데, 이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휴머노이드가 경제성 있는 공정이 어딘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해 보인다.) 로봇 업체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생태계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늘어난 속도만큼 시장에서 배제되는 업체의 증가도 빠를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 간 M&A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다.

     2) 로봇 업체들의 맞춤형 액추에이터 필요 및 설계 내재화

     로봇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은 단연 액추에이터(Actuator)로, 국내의 로보티즈, SBB, 하이젠알앤엠, 에이딘로보틱스 등이 액추에이터 및 감속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근육에 해당하는 역할로, 로봇의 움직임 정밀도·반응 속도·에너지 효율을 좌우한다. 그러나 액추에이터를 외부 업체에 의존할 경우, 로봇 개발사는 설계 자유도를 잃고 성능 최적화에도 제약이 생긴다. 로봇마다 요구 토크·속도·무게 중심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범용 액추에이터를 그대로 적용하면 발열·진동·내구성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급업체의 기술 변경이나 납기 지연은 제품 개발 일정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선도 기업들은 액추에이터 설계와 생산을 내재화하며, 모터·감속기·제어기·센서를 통합한 맞춤형 조인트 모듈을 직접 개발하는 추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유니트리, Figure AI, 1X Technologies 등은 이미 이 영역에서 기술 내재화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결국 액추에이터 기술의 독립성이 곧 로봇 기업의 차별화와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로봇 산업 전반의 부품 공급망 재편과 M&A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토크·경량·고효율 액추에이터 기술을 확보한 소수의 부품 전문 기업은 글로벌 로봇사의 전략적 인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반대로 범용 부품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시장에서 빠르게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과 중국에서는 로봇 부품 스타트업을 선점하려는 대형 제조사들의 선제적 지분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향후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되면, 단순 납품형 부품 업체보다는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 정밀 모듈 업체가 가치평가의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다. 즉, 로봇 산업의 다음 경쟁 무대는 완제품이 아니라 액추에이터 기술 내재화와 이를 둘러싼 기술 M&A 전쟁이 될 전망이다.

    3) 로봇 부품의 표준화 부재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부품의 표준화는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다. 액추에이터,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 핵심 부품들이 각 로봇의 구조와 제어 알고리즘에 맞춰 맞춤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로봇 기업들은 특정 부품 업체에 종속되는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고, 개발 효율성도 낮다. 범용 부품의 인터페이스나 규격이 통일되지 않아, 같은 기능의 부품이라도 교체나 확장이 쉽지 않다. 산업용 로봇, 휴머노이드, 이동형 로봇 간 요구되는 사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환 가능한 표준 생태계가 부재한 현 상황에서는 기술 경쟁력과 신뢰성이 확보된 일부 부품 업체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술 내재화가 미흡한 기업은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잃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로봇 부품 시장은 단기적으로 비효율적 분절 상태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Conclusion

     올해 중국 기업인 유니트리의 상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로봇 섹터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로봇 관련주의 급등은 시장이 ‘넥스트 반도체’를 찾는 흐름 속에서 로봇 산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자금은 로봇 제조사뿐 아니라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핵심 부품 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과열 조짐도 나타난다. 그러나 로봇은 단일 기술의 진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액추에이터, 센서, 제어 알고리즘, 소프트웨어가 정밀하게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기술적 신뢰도와 완성도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빠르게 시장에서 도태되고 부분 M&A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핵심 기술을 확보한 부품 기업은 글로벌 로봇사들의 M&A 대상으로 부상하며, 산업 전반의 재편과 통합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로봇 열풍의 결말은 단순한 확산이 아니라, 기술 내재화와 선택받은 기업만이 생존하는 구조적 정리 국면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로봇 및 액추에이터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심 모듈(e.g., 액추에이터, 감속기)의 내재화 및 로봇의 플랫폼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단일 부품 성능보다 로봇 전체 시스템에서의 효율 최적화가 중요하며, 모터, 감속기, 제어기, 센서의 동작을 통합적으로 설계·튜닝할 수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이 생존의 핵심이 된다. “좋은 모터를 만든다”가 아니라 “로봇이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관점의 기술 내재화가 필요하다. 액추에이터는 기본적으로 소형화, 출력, 무게, 발열, 내구도 등이 Trade-off를 이루게 되는데, Trade-off 곡선 위에서 개발하는 것은 핵심 기술 개발이라기보다는 상품 기획에 가깝다. 경쟁사 대비 우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Trade-off 곡선을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핵심 기술 개발 및 모듈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는 최종 고객사들과 공동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 부분이 앞으로 있을 옥석 가리기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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