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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스퀘어 포트폴리오 분석 (1) - 코빗투자 및 기업분석 2022. 1. 23. 10:48
이번에 리뷰하는 IT 투자 관련 내용은 SK스퀘어의 코빗 투자 건이다. 작년 말, SK 스퀘어가 SKT에서 투자 기업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900억 원을 투자하여 지분율 약 35%의 2대 주주가 되었다. 그렇다면, '코빗'은 무엇을 하는 기업이고, SK 스퀘어는 왜 많은 기업 중에 '코빗'에 투자했는지 생각해 보자.
코빗은 2013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포함해 다양한 암호화폐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 넥슨의 지주사인 NXC에서 코빗의 65% 지분을 인수했었는데, 이 때도 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이다 보니, 암호화폐가 폭등해서 주목을 받을 때는 높은 value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2018년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때는 기업의 가치도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약 915억 원으로 매입한 지분 약 65%의 가치는 2019년에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100억 원 밑의 value을 받기도 했다. [1]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1월 기준으로는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시장이 좋았다. NFT를 비롯해 많은 가상화폐 시장이 급성장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SK스퀘어와 협상을 할 때는 꽤 높은 value를 인정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코빗은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와 어떤 차이점이 있기에 SK스퀘어의 투자를 받았을까? 나름대로 생각한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해 봤다.
첫 번째는 코빗의 안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업(業)'은 '보안'에 신경을 쓰고, 서버가 다운되지 않게 하면서, 투자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를 오픈해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실 가상화폐들은 확실하게 걸러내는 동시에 다양한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여러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 [2] 코빗은 170 종류 이상의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1위 업비트, 2위 빗썸, 3위 코인원에 비해, 지원하는 가상화폐의 종류 (2021년 기준 약 40개)도 적기 때문에 설립은 가장 먼저 되었지만, 비교적 적은 거래액이 오가고 있다. 업비트의 경우에는 직관적인 UI를 사용하고, 자체 투자 지표를 내놓으며, 다양한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등의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빗은 안정성/보안성에 초점을 맞추며, 비교적 적은 종류의 가상화폐를 대상으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무분별한 코인 상장이 아닌 안정적인 코인 지원, 보안과 서버 관리에 신경 쓰는 코빗의 안정성이 설립 초창기에 조심스러운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SK스퀘어 입장에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valuation 측면에서의 매력이다. 코빗은 다른 거래소보다 안정적이지만 적은 종류의 가상화폐를 지원하고 있고, 거래량이 적고, 이는 valuation 평가지표로도 이어진다. 따라서, 더 경제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물론 높은 valuation으로 더 높은 순위의 거래소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리스크가 높은 가상화폐 거래 규모로 인한 valuation까지 쳐줘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업비트의 모회사인 두나무 주식 취득은 1위 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비용이 지출되었을 것이다. 빗썸의 경우에도 서버 다운으로 인한 소송 문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법률적인 이슈를 포함해 상당한 리스크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 등을 감안해 봤을 때, SK 스퀘어의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market share의 측면에서 경제적인 optimal point이면서 새 판을 깔기 쉬운 코빗이 최종적인 투자 선택지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는 SKT와의 사업 시너지다. 작년부터 SKT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열심히 밀고 있다. 이프랜드를 통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가상현실로 열어줌으로써 또 하나의 사회를 형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프랜드는 네이버의 제페토와 비교하여, '모임'에 초점을 맞춰서 다양한 기업, 학교들의 행사를 유치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다. 게임이든, 모임이든 그 공간 안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제공해 줄 수 없으면, 유저를 확보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 활동도 발생할 텐데 이 '가상세계에서의 경제 활동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연동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의 흐름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진영에서도 메타버스로 진출을 하려고 하고, 메타버스 진영에서도 가상화폐를 활용해 보려는 시도가 많이 보인다. 이에 대한 예시들로 작년에 몹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연결한 '명품 NFT' [3] [4] (저번 글에서 리뷰)나, 코빗에서 론칭한 코빗타운처럼 App. 에서의 게임 활동이 실제 가상화폐 수익으로 이어지는 Play to Earn (P2E)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코빗과 SKT 사이에서 정확하게 어떤 시너지를 내는 서비스가 오픈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SKT의 대형 프로젝트인 이프랜드와의 연계를 생각했을 때, 코빗의 안정성이 더욱 부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관점들로 볼 때, 가상화폐와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어 하는 SKT와 SK 스퀘어 입장에서는 코빗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상대였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투자금만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함께 성장시켜서, 성공적인 투자로 만들어 Exit을 할 때까지가 하나의 큰 과정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업 진행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투자 의견 제시는 아닙니다.-
Reference
[1]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106150500495440108441&lcode=00
[2]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05/50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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