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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Review] 불변의 법칙
    책 리뷰 2024. 5. 26. 12:46

     매일 아침 일어나서 뉴스를 보면, 변동폭이 큰 경제 지표에 따라 전문가들의 금리에 대한 전망치도 매일 바뀌고, 중동 정세는 항상 불안하고,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은 매달 새로운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Fundamental이 좋아 보이는데 왜 주가가 안 오르는지 모르겠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특정 호재와 큰 상관관계가 없는데 갑자기 주가가 치솟는 업체들도 있다.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든 격변의 시대에서는 상장주든 비상장 업체든 투자를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중, 꽤 오랜 기간 동안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책이 눈에 띄었고, 그 책을 읽고 리뷰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 리뷰할 책의 제목은 '불변의 법칙'으로, 이 책의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리 바뀌는 시대 속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어떤 것이 바뀌지 않는지'를 고민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내년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어도, 사람들이 탐욕과 두려움에 쉽게 빠진다는 점은 어떤 시황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불변하는 원칙을 정리하는 것이 미래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며, 책의 23개 장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불변의 법칙을 설명한다. 이 책은 여러 원칙들을 소개하지만 원칙들을 관통하는 대원칙으로 '조급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예를 들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서두르면 나쁜 아이디어가 되며,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하게 달리라고 조언한다.

     23개 모두 도움이 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투자와 관련하여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은 '스토리는 언제나 통계보다 힘이 세다.'라는 점이다. 물론 옳은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스토리텔러가 성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를 읽은 비평가와 저자 유발 하라리 자신 또한 '이건 너무 평범한 내용이고, 새로운 내용이 없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널리 알려진 지식을 읽고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을 뿐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에게 와닿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가 만들어졌다. 이는 저자와 독자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책에서 설명하는 주식 시장 방정식에서 기업의 가치는 '현재의 주가'에 '미래에 대한 스토리'를 곱한 결과가 곧 그 기업의 가치다. 즉, 주가의 예측 방정식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이 되는지 스토리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요즘 VC로서 가장 익히고 싶은 스킬이다. 어떤 업체를 분석하거나 투심보고서를 적을 때 대부분은 예상 당기순이익에 PER를 곱하는 식으로 Valuation을 한다. 하지만,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미래의 당기순이익이 얼마일지, PER를 계산하기 위한 peer는 누구로 하는 것이 좋을지는 '스토리'의 영역이다. 상장 주관사는 거래소를 설득하기 위해, 회사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모에 참여할 주주들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의 미래, 즉 스토리를 증권신고서로 만들어서 낸다. 스토리가 인정받으면, 상장이 승인되고, 공모에 흥행하여 높은 Multiple로 Exit을 할 수 있지만, 스토리가 빈약하면, 수요 예측에서 외면받거나 상장 자체가 미승인날 수도 있다. VC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인력 구성과 기술이 탄탄한지, SI는 어디가 붙었고, 이익을 날 수 있을지, 과거에는 비슷한 사례가 누가 있었는지를 고민하고, 회사의 미래(스토리)에 투자한다.

     대부분의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지금은 적자지만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에 이익이 날 예정"이라는 스토리로 데뷔하는데, 미래에 발생할 이익은 정확한 수치화가 어렵다. 따라서, 자본 시장에서는 스토리텔러 (작가) 역할을 할 증권사 골라서, 비상장 업체는 IPO 주관사 입장에서, 상장 업체는 애널 보고서나 메자닌 발행 주관사 입장에서 회사의 스토리를 풀어낸다. 스토리가 흥행할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스토리를 소비하는 공모 주주들이 되겠지만,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스토리텔러 (증권사)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또 하나 와닿았던 주제는 '약간의 불완전함이 오히려 유용하다'는 점이다. 많은 최대주의자들이 최대한 효율성을 뽑아내고, 최대한 완벽을 기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빈틈없는 일정 계획만이 성공 확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약간의 비효율 및 휴식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점을 지적한다. 창의성이나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업인데, '생각할 시간' 없이 앞을 향해 달리는 습관은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책의 예시는 과거 경영학에서 'Just-In-Time' (적시생산시스템)이 최대 효율을 위한 정석이었지만, 코로나 19등 공급망이 붕괴되는 경제하에서는 오히려 뜻밖의 리스크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들어 큰 손실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장기적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만, 모든 과정을 정확한 예측하에 두려는 것은 자원만 낭비하는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내가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 속에 휴식이나 생각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던 점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Conclusion

     경제/경영 베스트셀러에 있던 책이다 보니 처음에는 경제 관련 내용들을 기대했지만, 막상 경제/경영 스토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들이 많지는 않다. 자기 계발서에 조금 더 가까운 내용이 아닐까 싶지만, 투자 관련 스터디 및 업무를 볼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책 말미에 이 책의 본문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들이 있는데, 앞으로 투자든 다른 업과 관련된 일이든 고민해 볼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e.g., 맞는 말을 했지만 스토리텔링이 형편없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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