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Book Review] 생각에 관한 생각 책
    책 리뷰 2023. 3. 16. 19:11
    반응형

     이번에 리뷰할 책은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이다. 이 책도 727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인데,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요약해보려 한다. 이 책에서는 판단을 하는 생각의 종류 (시스템 1, 시스템 2)를 나누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생각의 오류들과 어리석은 선택을 극복하기 위한 결정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경제학과 관련된 선택 및 예시에 대해서 많이 다루고 있고, 두 가지 선택지 중에 가치를 비교하는 시나리오가 많이 소개된다. 다양한 오류 케이스가 예시들로 소개되어 있다 보니, 예시를 다 다룰 수는 없고, 몇 가지 대표적인 오류들에 대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

     1부 두 시스템

     저자는 생각의 유형을 '저절로 빠르게 작동하며 노력이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정신 체계'인 '시스템 1'과 '복잡한 계산을 비롯해 집중, 노력이 필요한 정신 활동'인 '시스템 2'로 나눈다. 보통 시스템 1에서 비롯된 생각은 문제가 복잡해지면, 시스템 2로 넘겨서 처리를 시작하는데, 시스템 2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시스템 1의 충동을 억제하고, 정제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 2를 처리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자원은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시스템 2가 정신력을 소모하는데, 사용가능한 정신력을 대부분 소모하면, 시스템 2로는 문제를 처리하기 힘들어지고, 기존의 합리적인 판단 기준에서 벗어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시스템 1이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직관적인 오류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연상 효과'를 들 수 있는데, 시스템 1이 어떤 현상이나 단어들을 봤을 때,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만들어낸 이야기를 사건의 재현으로 인지하고, 이런 인상이 종종 믿음으로 굳어진다. 이런 '만들어진' 믿음은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하나 오류의 예시로는 '인지적 편안함'을 들 수 있는데,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을 '더 좋은 옵션'으로 인식하는 오류다. 서체가 더 읽기 쉬운 사업보고서나, 내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개념을 보면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결론을 내리기 전에는 그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판단을 종합해서 오류의 사슬을 끊을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내가 본 것만을 믿고 판단을 내리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면, 보기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보거나 컨설턴트가 멋진 보고를 해도 이를 좋은 아이템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정보량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놓친 정보는 무엇이 있는지 등 시스템 2를 통한 결정을 내려야 함을 강조한다. 주로, 컨디션이 안 좋거나, 시스템 2를 처리하기 위한 정신력을 많이 소모하였을 때, 시스템 1의 무의식에 더 강하게 휘둘릴 여지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2가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면, 의식적으로 내가 현재 시스템 1의 지배를 받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거나 중요한 결정을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다.

     

    2부 어림짐작과 편향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림짐작으로 대략적인 가치를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에 직관적인 접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체계적인 오류인 편향을 낳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소수 법칙'을 들 수 있는데, 관찰 표본이 적은 몇 가지 케이스를 기준으로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몇 번의 주식 투자에 성공이나 최고 경영자의 몇 가지 결정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이것이 그의 능력에 대한 증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연적인 요소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몇 가지 케이스만에 집중하지 말고,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논리 전개과정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한다. 물론, 이런 성공 케이스가 많아지면, 성공과 결정에 인과관계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케이스의 성공여부만을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단순히 운 적인 요소가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평균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전기전자나 컴퓨터 공학에서 수식 기반으로 정해진 문제를 Formulation 하고, Solution을 찾는 연구가 아니라, 실제 시스템을 돌려보면서 새로운 '현상'을 obesrve 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와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내가 몇 번의 AI 모델 테스트를 해봤더니 특정 observation이 있더라는 말 그대로 가설일 뿐이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 번의 케이스, 데이터를 기준으로는 답을 내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AI의 경우에는 수식 기반으로 성능 지표를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더욱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몇 번의 결과가 잘 나와서 이를 기반으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를 위한 논리적인 설명과 통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논리적인 설명이 앞선 섹션에서 설명한 '그럴듯한 설명'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 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책에 소개된 또 하나의 편향 오류는 잘 알려진 '기준점 효과' (Anchoring Effect)인데, 처음 제시된 숫자 근처에서 적정한 수치를 고르려고 하는 현상이다. 협상에서 특정 숫자를 먼저 제안해서 기준점으로 삼는 것이 기준점 효과를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근거를 기반으로 Valuation을 진행했는지, 충동이나 특정 오류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는지를 검토해봐야 한다.

     

    3부 과신

     이해 착각으로 시작하는 이 섹션은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서사적 오류'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사후 판단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데, '지나치게 단순한 이 성공 이야기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배우려 한다' 라거나, '결과 편향에 빠지지 말자. 이번 결정은 비록 결과는 좋았지만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는 문구도 소개되어 있다.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답을 구할 수 있을 여지가 많은 이공계 연구와 비교하였을 때,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대학교때 경영학과 수업을 들으면서도 '특정 판단의 좋은 결과를 보고 (특히 창업 성공 사례), 성공한 이유를 후대가 끼워 맞춰주는 느낌'이 드는 케이스도 적지 않게 있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몇 가지 케이스를 기준으로 예측 알고리즘을 세우고 맹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함을 언급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 원래 세상은 몹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에 강한 확신이 들어도 정확성으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단기적, 장기적으로 예측을 할 수는 있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대책을 내놓는 전문가에 대한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전 책 리뷰에서 소개했던 Ray Dalio의 Principle에서도 특정 예측 알고리즘을 세우고 이를 맹신했던 과거를 부끄러워했던 Ray Dalio의 회고록이 떠올랐다.

     물론, 자신만의 Insight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현실에 적용해 보는 것은 좋은 연구과정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이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케이스의 수가 부족하다. 창업의 성공 사례를 아무리 돌이켜봐도, 성공 케이스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이해 착각 오류로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성공에 대한 패턴과 가치관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이를 맹신하지 않아야 하고, 자신만의 큰 원칙을 세우면서, 상황에 유연하게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4부 선택

      4부 '선택' 섹션은 '전망이론과 손실회피 효과'로 시작한다. 전망이론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손실 (위험)'과 '이익'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설명하는 이론으로, 인간은 기본적으로 손실회피를 하려는 성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손실에 대해 1.5에서 2배정도 높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로 뒤에 나오는 '소유효과'와도 연결이 된다. 소유 효과는 '한번 소유한 것을 잃거나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현상'인데, 이것 또한 소유한 것을 다시 반납하는 것을 손실로 느끼고 더 큰 의미 부여를 한다는 것이다.

     소유 효과는 소유주가 자기 물건을 미래에 교환할 가치의 매개체로 본다면,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새로운 물건을 소유했을 때, 거래 경험이 소유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그 물건과 실제로 오랜 시간 함께 했을 때, 소유 효과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섹션에서 언급하는 또 하나의 오류는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문제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행위다. 낮은 확률에 무게를 두고, 기댓값을 꾸준히 이탈하면, 장기적으로는 큰 손해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런 비효율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새롭게 재정의해보는 틀 짜기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애초에 그 물건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의 객관적인 가치는?' 이라거나,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잃지 않았는지 관점에서 본다면?' 등 우리가 잃는 것에만 너무 가치를 두지 않고, 객관적인 가치 비교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부 두 자아 & Conclusion

     이 책에서는 정신 체계를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구분하여서 시스템 1의 지배를 받아서 의사결정을 할 때 많은 오류가 생겨남을 언급했다. 시스템 1은 많은 경우에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결정이 시스템 1의 결정에 대한 신뢰성에 대해서는 경고신호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난다. 이 책에서 소개한 기준점 효과, 과신, 인지 착각 등 다양한 편향 문제들이 발생하고 이는 결정의 비효율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런 오류를 막기 위해서는 '인지 지뢰밭에 들어갔다는 신호를 감지하고, 속도를 늦추고 시스템 2에 강화를 요청하라'는 조언을 건넨다. 또한 오류 지뢰밭에 들어왔다는 Signal은 행위자보다 관찰자 입장이 이를 인지할 확률이 높고, 개인보다 조직이 한수 위기 때문에, 서로를 세심히 살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사전에 갖출 수 있다. 

     책의 내용 중에는 아는 부분도 상당히 있었지만, 직관적인 판단에 많이 의존했던 나에게는 결정 방식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독서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을 기반으로 편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데만 신경 쓰지는 않았는지, 시스템 2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들이었음에도, 편향의 오류에 빠지지 않았는지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결정을 할 때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말미에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교양있고, 공정한 사람으로 신뢰할 때, 그리고 자신의 결정은 결과뿐 아니라 과정으로도 평가받으리라고 예상할 때, 더 나은 선택을 내릴 것'이라는 교훈이 담겨있다. 이 교훈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개인, 조직을 구성하는 관리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반응형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ok Review] 투자의 진화  (1) 2024.02.04
    [Book Review] 헤지펀드 열전  (0) 2024.01.03
    [Book Review] 칩워 (Chipwar)  (1) 2023.10.08
    [Book Review] principle  (0) 2023.03.05
    [Book Review] 호모데우스  (0) 2021.04.25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