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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Review] 헤지펀드 열전
    책 리뷰 2024. 1.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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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연말 연휴 기간 동안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다가, 서점에서 눈길을 끄는 책 한 권을 사서 읽어보기로 했다. 이번에 리뷰할 책은 '헤지펀드 열전'이라는 책으로 '신보다 돈이 많은 금융시장의 제왕들'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내가 헤지펀드에 종사하지 않지만,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개인투자자로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세력 중 하나인 헤지펀드에 대해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는 VC로서든 개인투자자로서든 나만의 투자철학을 조금 더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다. 어떤 투자든 시장이 보는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에, 헤지펀드는 어떤 각도에서 기업을 평가하는지를 나의 투자 철학에 반영해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종목 선정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지는 않다.)

     성장하고 있는 초기 단계 업체에 중점을 두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된 업체에 중점을 두고 투자 및 경영에 참여하는 사모펀드는 특정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고, 회사 성장한 이후, 지분을 매각하여 수익을 낸다. 헤지펀드 또한 기업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저평가 주식을 매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평가 주식은 공매도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또한, 전체 시장의 흐름과 각 기업 간의 변동성 및 상관관계 등을 분석하여, 다양한 위험을 헷징 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추가 수익률, 알파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앨프리드 존스에 의해 헤지펀드의 초기 아이디어가 생겨난 1949년부터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까지 헤지펀드와 관련된 주요 이벤트들과 주요 헤지펀드들의 의사결정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다양한 스토리에서 주요 헤지펀드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로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린다. 이는 단순한 수익률의 극대화가 아니라, 위험조정수익률의 극대화였으며, 전체 위험의 양은 보유하는 주식 종목이 아니라, 주식들 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계산했다. 영원할 것 같은 수익률을 보일 것 같은 헤지펀드들도 헷징에 균열을 불러오는 특정 케이스를 만나거나 원칙에서 벗어나는 욕심을 부리게 되는 순간, 매우 짧은 시간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따라서, 어떤 투자 아이디어의 수익률이 좋았으니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인 의견이라고 생각된다.

     각 헤지펀드마다 투자 아이디어는 달랐지만, 거장들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점은 있었다. 분석은 철저히 하되, 분석을 끝낸 이후에는 '해당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신이든 동료든 분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포지션을 취할 때는 과감하게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조지 소로스의 '먼저 투자하고 나중에 조사하라'는 모토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시장이 바뀌거나 자신의 분석이 틀렸음을 알았을 때는 과감하게 포지션을 청산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자신의 판단 및 직관에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헤지펀드 아이디어들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만, 대부분이 공매도를 섞는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바로 활용해 볼 수 없는 점들은 조금 아쉬웠다. 금융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나 헤지펀드 및 IB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용해 볼 수 있는 점이나 고민할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예컨대, 수익 및 위험이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했는데, 일반적인 정규분포가 아니라 그래프의 끝이 더 두꺼울 수 있다는 점 (특이 케이스가 더 자주 등장할 수 있다)도 생각해 볼 만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

     헤지펀드가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투자를 하거나 공매도를 하다 보니, 자기 자본 손실만으로 끝나지 않고, 경제나 정치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소개된다. 저자는 헤지펀드가 시장의 위험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대마불사인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하면서 오히려 헤지펀드를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헤지펀드도 선행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하거나 담합하여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들도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 책의 내용에 대해서 다 정리할 수는 없지만,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투자 종목에 대한 스토리도 있기 때문에, 금융업에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AI를 헤지펀드나 퀀트에 적용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적용하기 전에, 기존의 투자 전략 및 플레이어들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도 주식 종목 하나에만 너무 얽매이지 않고,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투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나름대로의 투자철학을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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