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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Review] 호모데우스
    책 리뷰 2021. 4. 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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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o(인간) + Deus(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의 글이다. 2017년 출판되어,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새삼스레 리뷰를 하게 되었다.  전작인 '사피엔스'가 인간의 본성과 종교를 연계하여, 역사에 대해 다뤘다면, 호모데우스에서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서 앞으로 일어날 '미래'에 대한 견해들이 많다. 즉, '신이 된 인간들'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다소 심오한 주제를 다룰 것 같은 이 책은 신기술을 장착한 인류가 맞닥뜨릴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미 많은 책들이 '기술 트렌드'를 다루고 있지만, 이런 서적들이 기술과 이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기술과 종교', '기술과 정치'같은 다소 동떨어져보일 수 있는 분야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엔지니어로서도 관심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철학적인 주제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던 책이었다. 리뷰를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 인류의 새로운 의제

    '뭔가를 이루었을 때, 인간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은 만족이 아니라, 더 갈구하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첫 장에서는 중세시대를 포함해 과거 몇 천년보다 현재의 식량상황, 의학수준이 월등히 발전했음을 강조한다. 또한 과거에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전염병도 의학의 발전으로 대부분 넘어설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 '어떤 무자비한 이념을 위해 인류 스스로 그런 병을 창조하는 경우'만을 조심하면 된다고 말한다. (2021년 현재, 코로나 상황 또한 잘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전쟁 또한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 현재, 인류는 노화와 죽음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치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이것이 호모데우스가 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구글을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이미 죽음을 극복하는 연구를 시작했으며, 조금씩 기대수명이 연장되어 갈 것이다.

     인간의 몸을 이해하여, 죽음을 극복하게 되었을 때, '행복'을 이루는 방법 또한 달라질 것이라 얘기한다. 동물은 성공을 이뤄,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높일 때, 각성 및 흥분을 얻게되는데, 죽음을 극복하게 되었을 때, 이런 동기가 희석될 것이고, 행복을 이루는 방법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국가 및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화학적 기제를 죄악시하는 현재와는 다르게, 행복을 설계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연구할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있다. 이런 연구들을 통해 인류는 자신의 고통과 쾌락을 조절할 수 있는 영역에도 들어설 것이고, 사이보그와 같은 생체공학적인 연구도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육체의 한계를 넘어서며, 생명을 설계하고, 환경을 통제하는 능력, 이 능력을 가진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고 불러왔다. 저자는 이렇게 '신성(divinity)'를 획득하게 되었을 때,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신이 탄생한다는 말을 한다. 그러면, 이런 힘을 갖게 되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저자는 기술이 너무 어려워서, 브레이크가 어디있는지 모르고, 인류의 욕심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기술이 완성된 이후에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으니, 차근차근 합의하에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는 말이다.

     

    - 호모 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이번 장에서는 인류는 이미 다른 종족의 관점에서는 지구라는 행성의 신이 되었다고 얘기한다. 종교에서도 얘기하는 것처럼,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고 있으며, 생명공학을 통해 동,식물의 생식마저 통제하고 있다. 그러면, 인간은 어떤 이유로 동물을 통제할 수 있는걸까? 힘의 논리로 이를 설명할 수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이 더 우월하고  인간만이 영혼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즉, 의식과 생각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힘을 주는데, 이런 추상적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립하는 것인지에 대한 실험 및 가설들이 담겨있지만, 너무 다양한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스킵한다. 결국, '영혼', '주관적인 경험' 등 다양한 가설들이 있지만, 정답은 없다. 똑똑한게 영혼이라고 하면, 가끔 TV에 나오는 몹시 영리한 말이나 침팬지는 왜 인간을 짐수레에 매지 않는걸까? 저자가 나름대로 내린 '사피엔스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만이 '상호주관적인 의미망을 엮을 수 있기 때문' 이라고 주장한다. 즉,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고 이를 구현할 시도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인문학적인 견해이며, 이를 생명공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정리한다.

     

    - 호모 사피엔스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다.

     이번 장은 이데올로기와 종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본주의와 연결되어 상당히 많은 역사내용들이 있고, 과학과 종교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점도 흥미롭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이 역사적인 흐름으로 전개되어 있다. 이 내용들 중에 리뷰할 중요한 포인트 한 두가지를 찾는 것은 힘들어서, 이 부분은 사알짝 스킵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장에서 느낀 점을 약간 정리하자면, 유발 하라리가 종교를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이 많이 느껴지는 장이기도 했다. 사피엔스를 읽을 때도 생각했지만, 이스라엘 출생치고는 상당히 무신론에 가깝다. 주요 포인트는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따라가기에는 이데올로기, 종교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나올 것이고, 이는 인본주의의 근간을 흔들 것이다.

     

    -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마지막 장의 주요 키워드는 '자유의지'라고 생각한다. 자유의지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쉽게 말하면, '내가 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편적인 생각으로는, 내가 보수당에 투표할지, 진보당에 투표할지를 자유의지로 선택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자유의지가 아니다'라는 점이 이번 장의 포인트다. 자유의지에 대한 여러 실험을 소개하며, 자신의 선택이 다른 통제변수로 조작될 수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내 진정한 욕망과 외부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는 생각은 또 하나의 자유주의 신화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고, 누가 선택을 내리는 걸까? 결국 우리는 다소 복잡한 '알고리즘'인걸까? IBM의 왓슨, 딥마인드의 알파고에 이르기까지 특정 영역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알고리즘은 이미 많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면 의식을 가진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예술적인 내용들은 인간 고유의 영역일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도 지나가고,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 알고리즘의 등장과 함께, 음악과 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도 뛰어난 힘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가 더 모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능가할 것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런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을 AI에게 넘겨주고 있다고 한다. 주의하지 않으면, 이런 권한 이동으로 인해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가 등장할 수도 있고, 업그레이드된 소규모 특권집단에 의해 지배될 수도 있다. 상당히 디스토피아적인 견해들이 많지만, 유발 하라리가 소개하는 '호모데우스'가 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충분히 주의하지 않는다면, 직면할 미래라는 생각도 들었다. 즉, 브레이크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면, 애초에 여러 가능성을 두드려보고 가자는 의미로 읽힌다.

     

    개인적인 생각 정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무기를 갖게 되었다. 식량을 걱정하던 시기를 지나,식량의 규모와 생식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원인 모를 풍토병을 극복하기 위해 하늘에만 부르짖던 시기를 지나, 인간의 구조를 해석하고 더 나아가 인간을 창조하는 단계까지 들어선다. 행복해지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기를 지나, 미래에는 행복 자체를 설계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싶게 만들지, 자신을 설계하는 영역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기술 발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인문학적인 공감대는 저자가 말한 대로 너무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이해나 파급력을 짐작하지 못한 채로, 무작정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절대 반대의 입장이지만, 이런 기술이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언제나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으며 발전해왔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필요에 의해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환영해야할 일이고 지향해야할 바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기술을 개발할 때는,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필요에 의해 사용될지, 부작용은 무엇일지를 항상 고민할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모르고 또 만족 그 자체를 모르는 무책임한 신 보다 더 위험한 게 있을까?
    (Is there anything more dangerous than dissatisfied and irresponsible gods who don't know what they want?)

    -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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